보라카이 대체 여행지로 꼽히는 팔라완·마닐라·세부·보홀 등 인기

작년 한해 韓 관광객이 필리핀서 쓴 비용, 약 25억 원 추정돼

[관광레저신문=왕진화 기자] 보라카이는 2017년에만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끌어 모아 관광 수입으로 560억 필리핀 페소(약 1조1435억원)를 벌어들일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였다. 그러나 지난 4월 26일 필리핀 당국은 하수와 쓰레기 문제가 현지 생태계를 파괴하고, 관광객의 건강도 위협한다며 보라카이를 폐쇄했다. 막대한 경제 손실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섬 폐쇄에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발표됐다. 필리핀 관광 시장의 40%을 차지하는 보라카이가 폐쇄되었음에도 필리핀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난 것이다. 그렇다면 필리핀 여행이 국내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왼쪽에서 두번째) 마리아 아포 필리핀관광부 한국사무소장이 지난 18일 개최한 미디어 행사에서 환히 웃고 있다. [사진=왕진화 기자]

▲ 필리핀 찾는 한국인 관광객 수 급증

필리핀관광부 한국사무소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 중 한국 관광객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2006년 50만 명을 돌파해 미국 관광객을 앞선 이래 계속해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76% 상승한 70만6천여 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22.20%를 차지했다.

또한 작년 한해 동안 한국 관광객이 필리핀 현지에서 사용한 비용은 약 1억 2천만 페소(약 25억원)로 추정된다. 하루 평균 지출이 2016년 192.5달러(216,254원)에서 작년 246.67달러(277,109원)으로 약 28.14% 증가한 셈이다.

베르나데트 로물로 푸야트(Bernadette Romulo-Puyat) 필리핀 관광 장관은 “그동안 많은 한국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필리핀을 찾았다”며,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의 수가 해외에서 거주하다 필리핀으로 돌아오는 국민의 수보다 많다. 또한, 필리핀을 제 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한국인이 증가하며 더욱 많은 이들이 가족 및 지인을 만나기 위해 필리핀을 찾는다”고 말했다.
 

필리핀 팔라완. [사진=모두투어 제공]

▲ 보라카이 폐쇄, 팔라완 급부상 계기 되나

필리핀관광부의 2017년도 연간 관광객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부·칼리보·보라카이 등이 한국인 사이에서 인기 있는 교외 여행지였다. 그러나 보라카이가 전면 폐쇄됨에 따라 한국 관광객들은 필리핀의 다른 관광지로 관심을 돌리게 됐다. 특히 보라카이 대체 관광지로 꼽히는 곳은 바로 팔라완이다. 필리핀의 보라카이 폐쇄 결정 이후 주목 받고 있는 팔라완은 인기가 급부상하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그 인기를 입증하듯, 인천에서 직항으로 팔라완을 경유 없이 찾을 수 있게 됐으며 이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도 너나할 것 없이 팔라완 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먼저 필리핀항공은 지난 6월 23일부터 인천-팔라완을 신규 취항해 주 7회 운항 중이다. 7월 26일부터는 부산-팔라완을 신규 취항해 주 4회 운항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남서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를 날아가야 팔라완의 공항에 닿을 수 있었다.

보통 인천에서는 오전 8시 25분 출발하여 오후 12시 5분에 팔라완에 도착하고, 팔라완에서 오전 12시 50분에 출발하여 인천에 오전 6시 30분에 도착하는 스케줄로 진행된다. 3박 5일 일정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요인이 됐다.

‘필리핀의 숨겨진 보석’ 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청정 자연과 아름다운 색감을 자랑하는 팔라완은 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혼다베이에서 스노쿨링과 바다낚시를 할 수 있는 호핑투어를 비롯해 다양한 해양스포츠가 가능하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은 필리핀 푸에르토 프린세사로부터 약 80 km 떨어진 세인트폴 산맥에 위치한 보호 구역인데, 수 만년 동안 형성된 석회암 동굴과 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동굴 내부의 기이한 모양을 하고 있는 종유석, 석순, 석주 등이 시선을 끈다. 단, 지하강 투어는 생태계 보호를 위해 하루 최대 1200명으로 방문객이 제한된다.

더불어 팔라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반딧불 투어는 약 30여 종의 맹그로브 나무들 사이로 흐르는 이와힉강(Iwahig River)의 무공해 청정지역에서 이뤄진다. 반딧불과 함께 밤하늘 별자리를 볼 수 있고, 강물을 만져 플랑크톤도 보는 그야말로 ‘힐링’ 코스다.이외에도 빵 공장이었던 곳을 개조해 만든 베이커스 힐, 다양한 종류의 악어를 볼 수 있는 악어 농장, 현지인과 같은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베이워크 파크, 푸에르토 프린세사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미트라 목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필리핀 마닐라의 타가이타이 화산지대. [사진=참좋은여행 제공]

▲ 어학연수지보다 관광지로 더 각광받는 마닐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는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어학연수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렴한 물가와 다양한 즐길 거리, 먹거리가 있어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만만치 않은 도시다. 특히 1991년 피나투보 화산의 대폭발로 생겨나고 2005년 온천으로 개장한 푸닝 온천이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푸닝 온천은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인에 의해 관광지로 개발된 온천이다. 온천까지는 4륜 구동 지프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는데, 기괴한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달리는 트래킹 체험은 짜릿함을 선사한다.이 화산지대를 지나면 아름답게 꾸며진 온천이 보이는데, 모래찜질, 화산재 마사지, 노천온천탕을 모두 이용 가능하다. 특히 이곳 온천에서는 50℃ 이상에서만 자란다는 ‘쿠사츠’라는 미생물이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 피로회복과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세상에서 제일 작은 화산 중 하나로 알려진 타가이타이 화산지대도 마닐라의 대표 볼거리다. 타가이타이 화산은 따알 호수 안에 형성된 이중식 화산 구조로 독특한 경관을 자랑하며, 호수에서 분화구 정상까지 조랑말을 타고 올라가는 조랑말 트레킹도 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한편, 지난 7월 12일(현지시간) 필리핀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로이 시마투 필리핀 환경부 장관은 전날 하원 환경위원회 의원들에게 오는 10월 26일에 보라카이를 재개장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리아 아포 필리핀관광부 한국지사장도 지난 7월 18일 개최한 미디어 행사에서, 필리핀 환경부 장관의 말을 인용해 인정했다. 보라카이가 재개장되면 필리핀을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보다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마리아 지사장은 “당시 보라카이 폐쇄 조치는 세계적 관광자원인 보라카이의 환경 훼손을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앞으로도 환경 개선 작업에 대한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알릴 것이며 보라카이를 여행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보라카이 재개장 시기에 맞춰 필리핀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곳들도 소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한국 관광객을 위해 앞으로 안전과 치안에 힘쓸 것이며,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필리핀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경찰 및 군, 정보기관 등 모든 관련기관과 협력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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